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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내년 1월부터 조선, 건설사에 대한 구조조정에 들어가겠다고 밝힌 가운데 경기침체가 가속화할 경우 다른 업종들도 구조조정의 태풍권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권은 경기 추락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자동차 및 부품업체, 반도체, 석유화학은 물론 시멘트 업종 등이 그 대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 위기의 자동차 산업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자동차 산업은 급격한 소비침체와 신용경색에 따른 할부금융시장의 위축 때문에 위기를 맞고 있다. 11월 국내 신차 판매량은 작년 동기 대비 27.7% 급감한 7만4천753대로 1998년 외환위기 직후의 내수판매(7만2천대) 수준으로 떨어졌다. 자동차 부품업체들은 완성차 업체들이 조업단축에 나서면서 경영난을 겪고 있다. 완성차를 생산하는 쌍용차도 매출 악화로 이달 월급을 지급하지 못하는 상황에 몰렸고 대주주인 상하이자동차는 노동조합이 구조조정을 수용하지 않으면 파산 절차를 밟을 수 있다고 경고한 상태다. 정부는 자동차 업종을 경제위기 상황에서 지켜내야 할 전략산업으로 보고, 자동차 판매를 늘릴 수 있도록 할부금융시장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다. 또 부품업체에 대한 유동성 지원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일부 완성차 업체와 부품업체에 대한 구조조정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부품업체의 경우 이미 재편 움직임이 일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자동차 부품업체들의 사정이 악화되면서 보통 1∼3차로 나뉘는 하도급업체들 사이에서 구조조정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들도 자동차 관련 업종에 대한 여신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모 은행 여신 담당 부장은 "자동차는 관련 산업이 광범위하기 때문에 부품업체 등 전방위로 어려운 실정"이라며 "완성차 협력업체와 부품업체 등에 대해 여신 관리와 매출이 제대로 나는 지 등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 반도체 "내년 하반기 퇴출기업 나올 듯" 반도체 업종은 이미 구조조정이 시작됐다. 하이닉스반도체는 채권단으로부터 8천억원을 지원받는 대신 자산 1조원 매각과 구조조정을 통한 1천800억원 절감 등 자체 자구 노력으로 약 1조 2천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하기로 했다. 또 임원진 30%를 감축하고 근속 10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시행할 예정이다. 금융권은 내년 하반기에는 주요 업체 뿐 아니라 반도체 장비, 부품업체들 가운데 본격적으로 퇴출업체가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반도체 가격은 공급 과잉과 세계 경기 둔화로 수요가 줄면서 올해 4분기에 지난 9월 초 대비 40%나 하락했다. 내년 상반기에는 세계 경기 침체와 정보통신(IT) 쪽의 반도체 수요가 급감하면서 가격이 더 내려갈 것으로 전망된다. 산은경제연구소의 김형석 선임연구원은 "일부 업체들이 채권단과 정부 지원 등으로 내년 상반기까지는 버틸 수 있겠지만, 하반기까지 계속 지원을 받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특히 반도체 관련 장비업체나 부품업체 중 경쟁력 없는 업체를 중심으로 퇴출기업이 나올 것"으로 내다봤다. ◇ 석유화학 등 줄줄이 대기 석유화학업종은 2000년 이후 줄곧 상승세를 타왔다. 올해 3분기까지도 기업별로 차등은 있지만, 전반적으로 영업실적은 양호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4분기부터 제품 가격 급락 등으로 영업실적이 크게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자동차, 건설 업종에서 수요가 줄면서 석유화학제품 가격이 내려갔기 때문이다.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의 최대 수출 시장인 중국도 신규 생산 설비를 늘리면서 수입 물량을 줄이는 등 앞으로 여건도 좋지 않은 편이다. 석유화학업종에 대한 구조조정의 필요성은 업계 안팎에서 일찌감치 제기돼 왔다. 호황기에 생산설비를 대규모로 늘려 경기침체가 확산될 경우 설비 과잉과 자금난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것으로 예측됐기 때문이다. 세계 경쟁업체들과 비교할 때 국내 기업들의 규모가 영세해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었다. 모 은행 관계자는 "세계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 석유화학 산업의 재편도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에 건설업종과 관련된 시멘트 업종 등도 구조조정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 24일 국내 2위 시멘트업체인 성신양회의 신용등급을 종전 BBB에서 BBB-로 한단계 하향 조정했으며 한국신용정보는 22일 현대시멘트 등급을 A-에서 BBB+로 하향했다. 또 채권기업들의 부실화 여파로 은행권도 유탄을 맞을 수 있다. 국제결제은행(BIS) 기본자본비율이 정부의 권고치인 9%에 미달해 자본확충펀드의 지원을 받는 은행은 시장의 신뢰 회복을 위해 자의든 타의든 인력 감축과 비용 절감 등 고강도 구조조정을 단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구조조정을 단순히 퇴출의 시각에서 보기보다 경쟁력을 키운다는 시각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상구 현대증권 산업분석부장은 "단기적으로 살아남기 위해서라기보다 글로벌한 시각에서 경쟁력을 키운다는 차원에서 구조조정이 진행돼야 한다"면서 "우선 기업이 자율적으로 경쟁력이 있는 부분은 키우고, 경쟁력이 없는 부문은 줄이는 작업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